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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의 가수이자 작곡가 김성호 이야기

 

 

가수이자 작곡가인 김성호는 솔직하면서도 순수한 가사와 맑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8090세대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포크 싱어송라이터였다. 1978년 TBC 해변가요제에 중앙대학교 동아리인 블루 드래곤(1기)의 멤버로서 '내 단하나의 소원'이라는 곡으로 출전하여 장려상을 받은 것에서 음악활동을 처음 시작하였다. 이듬해인 1979년 블루드래곤즈는 인기 남성 듀오 유심초와 함께 <하이틴을 위한 애창곡집>을 발표했다. 그러나 블루드래곤즈의 노래는 단 3곡뿐이고 유심초의 곡이 6곡 수록되었다. 이 앨범에 김성호의 자작곡 '눈물을 흘리지 말어'를 수록했는데, 이곡은 1989년 김성호의 솔로 1집에 다시 수록했다. 

 

 

 

 

이후 1989년 발매한 첫번째 앨범 [김성호의 회상]에서 타이틀곡 <김성호의 회상>, <웃는 여잔 다 이뻐>가 인기를 얻었고 1994년 발표한 3집 [나만이 할 수 있는건]에서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등이 널리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방송에 출현하지않은 그는 얼굴없는 가수로서의 이미지가 강할수 밖에 없었다.

 

바람이 몹시 불던 날이었지. 
그녀는 조그만 손을 흔들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너의 눈을 보았지. 으흠. 

하지만 붙잡을 수는 없었어. 
지금은 후회를 하고 있지만 
멀어져가는 뒷모습 보면서 
두려움도 느꼈지. 으흠. 
나는 가슴 아팠어. 

때로는 눈물도 흘렸지. 
이제는 혼자라고 느낄 때 
보고싶은 마음 한이 없지만 
찢어진 사진 한장 남지 않았네. 

그녀는 울면서 갔지만 
내 맘도 편하지는 않았어. 
그때는 너무나 어렸었기에 
그녀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네. 

「김성호의 회상」 

 

김성호가 1989년에 발표한 솔로 1집에서 그는 솔직하면서도 순수한 가사와 맑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노래로 관심을 모았는데 타이틀곡인 '김성호의 회상'과 '웃는 여잔 다 이뻐' 등이 많은 사랑을 받으며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타이틀곡 '김성호의 회상'은 발표 당시 대학가와 다운타운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라디오에서도 자주 흘러나왔다. '웃는 여잔 다 이뻐' 는 인터넷 전화 광고 CF송으로 쓰여 젊은 세대에게도 잘 알려졌으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도 사용되었다. 

특히 <김성호의 회상>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조금도 어색함없이 마음을 정화해 주는 따뜻한 곡이다. 김성호 만의 잔잔한 목소리로 떠나가는 연인을 붙잡을 수 없음을 표현하고 있는 이 노래는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머릿속에 떠오르게 한다. 순수하고 솔직한 가사, 이를 감싸는 소박한 편곡과 구성은 첫사랑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그려냈다.  
특이하게도 가수의 이름이 곡에 들어가 있는데 당시 회상이라는 제목의 곡은 산울림과 임지훈의 곡이 많이 알려져 있었는데 이렇다보니 쉽게 구분하기위해서 제목을 지었다고한다.  

 

 

 

1집은 방송 출연 없이 음반, 라디오만으로 3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웃는 여잔 다 이뻐'와 '김성호의 회상'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였다. 

 

 

 

 

그러나 그는 1991년 CCM 계열의 2집 <우리는 빛을 따라가야 해> 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대중 가수로서 쌓아놓았던 인지도가 낮아지게 되었다. 2집 앨범에는 랩과 같은 다양한 장르의 실험으로 인해 CCM 음악으로서의 폭넓은 지평을 열었지만, 결과적으로 일반 대중에게서 멀어지며 '마음을 열지 않을래'와 타이틀곡 '우리는 빛을 따라가야 해'같은 좋은 곡들을 묻히게 되고 말았다. 

 

 

 

 

1994년 발표된 3집 <나만이 할 수 있는건>에서 그는 복고풍의 뮤직비디오로 제작된 앨범의 타이틀곡인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로 심야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많은 리퀘스트를 받으며 다시 대중속으로 돌아왔다. 이 곡은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지고지순한 감정을 담은 직설적이지만 서정적인 감성을 전한 노랫말과 따뜻함이 감도는 멜로디를 통해 발표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당시 대중음악계는 자극적인 댄스음악이 인기를 얻어가던떄라 오랜 시간을 두고 음미해야 하는 그의 가사와 음악은 꾸준하게 인기를 얻었지만 크게 대중적으로 성공하기는 어려웠다.  

 


그녀는 너무나 눈부신 모습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가까이 갈수 없었죠
나의 더러운 것이 묻을까 두렵기도 했지만
그녀에게 다가갈수록 내 마음은 병이 들었죠
그녀는 천사의 얼굴을 천사의 맘을 가졌죠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죠
허름한 청바지에 플라스틱 귀걸이를 달고 있던
그녀를 나만이 느낄 수 있는건 너무나 자랑스러워
내가 갖고 있는 또 하고 있는 내가 그렇게도 원했던
모든것 어느날 갑자기 의미 없게 느껴질 때 오겠지만
그녀와 커피를 함께했던 가슴 뛰던 기억은 오랫동안
내 맘 속에서 지워지지 않을꺼예요
사랑이란 말이 점점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요즘이기에
나는 그녀를 감히 사랑한다고 말하기는 싫었어
하지만 밤새워 걸어도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보다 더
적당한 말은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외로운 날이면 그녀 품에서 실컷 울고 싶을때도 있었죠
가느다란 손이 날 어루만지며 꼭 안아준다면
그녀는 나에게 말했죠 친절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녀를
사랑하기에 그렇게 대한것이죠
그러나 그녀는 그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죠
우우우우~~~~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김성호는 인터뷰에서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를 작사할 때 왜 천사를 떠올린 건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정말 영혼이 맑고 천사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또 우리가 살면서 커피를 자주 마시잖아요.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좋은 사람 많이 만나봤어요?’와 같은 질문을 할 수도 있죠. 저에겐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 있나요?’라는 질문이 떠오르더라고요. 그 문장을 토대로 작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곡은 제가 유일하게 가사를 먼저 쓴 곡이에요. 가사를 모두 쓴 다음에야 멜로디를 붙였죠.” 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김성호 - 우리는 사랑을 모르고 외로워 하지

 

이후 1997년 4집앨범 <16>을 발표했으며 이 앨범에서는 신디사이저의 사용을 절제하고 기타소리 및 가야금소리 샘플링을 통한 신선한 사운드 구성으로 예전 김성호 스타일의 서정적인 분위기에서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의 느낌이 강하고 젊은층에 어필할 수 있는 리듬을 전해주고 있으나 이러한 낮설은 변화는 대중에게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묻혀지고 말았다.

 

 

김성호 - 너를 처음 만난 그때

 

 

2001년 2CD짜리 5집앨범 <Vol.5>을 발표했으며 이앨범에는 신곡 '어른이 되면서', '너를 처음 만난 그때' 등을 비롯하여 '김성호의 회상', '찬바람이 불면' 등 그가 즐겨 부르는 애창곡들이 20곡이나 수록되어 있었으나 신곡 역시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김성호는 가수보다는 작곡가로서 더욱 왕성하게 활동하여, 다섯손가락의 '풍선'과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 박성신의 '한번만 더', 홍수철의 '장밋빛깔 그 입술'을 작곡했고, 오장박의 '내일이 찾아오면'과 오석준의 '우리들이 함께 있는 밤'의 노랫말을 썼으며, 박영미의 '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과 <사랑이 꽃피는 나무>라는 드라마에 삽입되어 엄청난 인기를 얻었었던김지연의 '찬바람이 불면'을 작사, 작곡했다. 김성호 음악의 특징인 한국인의 서정성에 잘 맞는 순수한 가사, 맑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노래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지연 - 찬바람이 불면

 

한 가지 특이한점은 김성호에게 곡을 받은 가수는 반드시 그 곡은 히트시키지만, 막상 가수 본인은 원히트원더로 끝난 경향이 유독 짙다는점이다. 기성 가수보다는, 가능성있는 신인들 위주로 작품을 만들어 주다보니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대중들의 관심보다 음악이 좋았던 김성호는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얼굴 없는 가수’로 불리기도 했지만, 순수하고 솔직한 제목과 가사에 팬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으며 포크 싱어송라이터로 현재까지도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생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