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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하얀 나비’ 가수 김정호 스토리

 

 

천재적인 싱어송라이터로 젊은 33세의 나이로 요절한 비운의 천재 음악가 김정호.

 

1952년 3월 27일 전라남도 광주시에서 경찰 간부 출신의 아버지 조광범과 담양군 출신의 판소리 명창이던 어머니 박숙자 사이에서 2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이후 서울특별시 종로구로 이사하여 서울교동초등학교와 대동중학교, 대동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김정호의 음악적인 재능은 모계에서 물려받은 것이나 다름없는데, 외가는 그야말로 국악 집안이라고 할 만큼 후덜덜한 집안이었다. 그보다 오래 생존했던 어머니는 물론 외조부 박동실도 판소리 명창이었는데, 일제강점기 열사가로 유명했다. 외가의 5촌 아저씨는 국립국악원 아쟁 수석 단원을 역임한 박종선이다. 이 정도면 국악계의 성골 핏줄을 타고 난 셈이다. 

하지만 1960-70년대만 해도 국악은 물론 모든 음악을 하는게 사회적으로 인정을 못 받던 시절이었으니 어머니는 당연히 아들이 다른 길을 가기를 원했고, 김정호가 6살 되던 해에 국악에 관심을 보이자 집안에 있던 모든 국악기를 내다 버렸을 정도였다. 그러한 기억이 잡힐 듯 생생함에도 불구하고 김정호는 운명처럼 ‘금지된 길’을 걷는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생의 전부를 걸어 음악에 몰입했다. 여운이 긴 애상적인 바이브레이션을 구사했던 김정호, 노래들이 유독 슬프게 들렸던 것은 그가 노래 속에 ‘모든 것’을 걸었기 때문은 혹 아니었을까. 

 

 


처음 김정호가 노래 만드는 일을 시작한 것은 대동상고 시절, 밴드부에 합류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졸업 후엔 기타를 둘러멘 채 방랑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종로 낙원상가 주변을 배회했으며, 심지어는 잠자리조차 없어 거리에 내놓은 이삿짐 속 캐비닛에 들어가 잠을 자기도 했다. 이즈음 잠시 미 8군 무대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했으나 얼마 안돼 또다시 떠돌이가 되었다. 

어느새 익숙해진 것은 ‘음악’보다 먼저 ‘배고픔’이었다. 당시 한 그릇에 5원하던 노동자 합숙소의 국수, 한 대접에 10원이었다던 남대문 시장의 수제비 등으로 허기를 채우며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던 시절도 있었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당시에 만난 친구 중에서 한 명이 어니언스의 임창제이다. 김정호는 어니언스로 데뷔하는 임창제를 위해서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들을 선물로 주었을 정도였다. 이때 김정호가 준 곡들은 '사랑의 진실', '작은 새'로 이 곡들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임창제 작곡으로 표기되었다. 히트를 치게 된 뒤에 임창제는 이 곡의 실제 창작자가 김정호라는 것을 밝혔고 김정호는 세상에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작은새

 

 

한때 백순진과 함께 ‘4월과 5월’의 멤버로 잠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어니언스가 그의 곡인 ‘작은 새’를 히트시키기에 이르자 음악성을 주목받으면서 작곡자에서 가수로 변신, 무대에 선다. 
김정호는 ‘편지’라는 곡으로 유명한 어니언스의 히트곡들을 만든 장본인으로 어니언스의 1972년 TBC 신인 가요제 대상곡인 ‘작은 새’와 어니언스의 방송데뷔곡이자 데뷔 스플릿 앨범 히트곡인 ‘사랑의 진실’ 등이 바로 김정호가 만든 곡이다. 남성 듀엣 투 에이스(금과 은)의 최대 히트곡 ‘빗속을 둘이서’도 김정호가 만든 곡이다. 

어니언스의 히트곡들을 실제로 만든 사람으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1974년 9월, '이름 모를 소녀'로 가수 데뷔를 하게 된다. 그리고 임창제의 추천으로 당시 TBC의 패티김 스페셜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게 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름모를 소녀'라는 곡은 잘 알려진 대로 초등학교 선배의 사촌 여동생 이영희를 만나고 나서 그녀를 생각하며 만든 곡이었다. 후에 이곡의 주인공과 결혼을 하게된다. 당시 CBS 김진성 PD가 이 곡을 듣고 ‘한국의 모차르트 탄생’이란 극찬을 했다고 한다. 
이 곡이 대히트하면서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진 바 있는데, 영화에 김정호도 출연한 바 있었고 여주인공 역에는 정애정이 출연했는데, 이 곡 제목에서 착안해 정소녀로 예명을 정했다고 한다. 
이 앨범에는 이외에도 어니언스에게 주었던 ‘저 별과 달을’, ‘외기러기’, ‘작은 새’, '꿈을 찾아', '사랑의 진실’ 등이 수록되어 있고, 훗날 이범용 한명훈이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명곡 ‘꿈의 대화’라는 곡이  '꿈을 찾아'와 '외기러기'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다. 

 

 

 


1975년 발매한 2집앨범에는 그의 대표곡인 '하얀나비'가 수록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리메이크하여 수록한 곡이 3곡이 있는데 김희갑 작곡의 ‘눈동자’와 ‘달맞이꽃’, 그리고 김민기 작곡의 ‘새벽길’을 리메이크 하였다. ‘눈동자’는 이승재가 불러 유명한 곡이고, ‘새벽길’은 김민기가 만든 곡이지만 김정호 스타일의 곡이다. 

이후에 인기 정상의 가수로 잘 나가던 김정호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은 1975년에 일어난 "대마초 파동"이었다. 친구인 어니언스의 임창제 뿐만 아니라 김정호도 대마초 파동에 연루되었고 출연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사실상 연예인으로서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대마초 파동에 연루된 다른 가수들은 1979년에 해금 조치를 받은 이후로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지만 해금 조치를 받은 김정호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서 중앙정보부로 끌려가서 죽도록 맞았다든지 하는 온갖 소문이 무성했다고 한다. 
사실은 이 당시에 김정호는 파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방위병으로  소집을 받았지만 지방 공연을 하는 친구를 따라가는 바람에 입영 날짜에 입영을 못해서 탈영병으로 영창에 있다가 겨우 나와서 군복무를 마쳤지만 제대하던 때에 호되게 앓은 감기 이후로 건강이 나빠졌다. 결국 폐결핵을 진단받고 해금 조치 이후에도 활동을 재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인생

 


1980년에 오랜만에 발매한 3집 앨범 <인생>의 타이틀곡 '인생'을 냈지만 컴백이후 폐결핵 증세가 악화되어 경기도 인천시의 요양원에 입원했다. 의사는 충분한 요양을 취하면서 적어도 1년 이상은 치료해야 한다고 했지만 김정호는 결국 4개월 만에 요양원을 뛰쳐나와 음악에 몰두했다. 

 

 

 


1981년 발매한 4집 <달님/세월 그것은 바람>에는 '날이 갈수록'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곡은 리메이크곡으로 김상배 작곡, 작사이다. 처음에는 대학가에서만 유행하였으나, 1975년, 최인호의 소설을 영화화한 영화 <바보들의 행진>의 주제곡으로 채택되면서 일반 대중에게 알려졌다. 영화 주제곡은 송창식이 불렀으나 방송가에서 크게 인기를 얻은 것은 김정호의 리메이크이다. 

이 노래의 작곡, 작사자 김상배는 가요계와는 별 관련이 없는 연세 대학교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하고 보니 좋아하던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가 버린 것을 알게 되어, 그 허탈한 마음을 노래하기 위해 이 곡을 지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가사의 내용은 실연의 아픔을 노래한 것이라기보다는, 얼마 남지 않은 학창 시절과 너무나도 빨리 흘러가버릴 젊음을 아쉬워하는 내용이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1970년대 초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대학원에서 학업을 계속하기 보다는 졸업 후 곧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시대였고, 따라서 대부분의 대학생들에게 대학 졸업은 곧 학창시절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노래 가사의 내용은 많은 대학생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내용이었고, 그래서인지 이 노래는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기 이전부터 대학가에서 애창되었다. 

앨범의 B 면 타이틀곡인 '세월 그것은 바람'이 어느정도 알려졌으며 수록곡중 ‘어느 날 갑자기’라는 곡은 ‘빗물’로 유명한 채은옥의 2집 앨범을 위하여 김정호가 만들어 주었던 곡으로 채은옥이 2집 앨범에 수록하여 발표하여 히트한 곡으로 본인이 다시 리메이크하여 수록한 곡이다. 

 

 

 

 

1983년, 김정호는 5집 앨범 <Life>를 내놓았다. 김정호의 유작이 돼버린 이 앨범은 김정호의 건강 때문에 진척 속도가 매우 더뎠다고 한다. 숨이 차서 한 소절을 녹음하고 휴식한 뒤에 다시 녹음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 탓에 무려 5개월이나 걸려서 겨우 한 곡의 녹음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김정호는 새 앨범 작업애 몰두하기 보다는 자신의 악화된 건강에 대한 한을 풀기 위해서 꽹과리를 두들기는 데 더 열중했다고 하며 이런 한 서린 감성이 수록곡인 '님'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앨범의 타이틀곡인 '고독한 여자의 미소는 슬퍼'라는 곡이 방송을 타면서 많이 알려졌는데 이곡은 김정호가 폐결핵으로 투병 당시 입원해 있는 자신을 간병하고 돌아가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면서 작사한 노래라고 한다.  


이후 결국 악화된 건강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1985년 11월 29일 낮 12시 15분 서울특별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내 죽거든 앞이 보이는 넓적한 곳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김정호는 33살의 나이에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났다. 

 

 

 

 


그의 노래에는 묘하게 한국의 정서인 한이 서린 노래들이 많은데 김정호 자신의 인생이 파란만장하고 고통의 연속이었으니 한이 서릴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음악적인 재능이 매우 뛰어났던 천재적인 가수로 동료 가수들도 그 재능을 인정하던 가수였다.  

그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1986년에 한국 가요사상 최초로 추모앨범이 만들어졌다. 송창식, 윤형주, 김현식, 윤시내, 하남석, 이정선 등 쟁쟁한 가수들이 참여했다. 2011년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조관우가 '하얀 나비'를 리메이크해 조명을 받기도 했다.

 

김정호 1집 Kim Jung Ho (1974.09.08)

1. 보고싶은 마음
2. 꿈을 찾아
3. 저별과 달을
4. 밤은 가고
5. 외기러기
6. 이름모를 소녀
7. 작은새
8. 잊으리라
9. 사랑의 진실
10. 행복의 나라로

김정호 2집 Kim Jung Ho Gold Two (1975.10.15)

1. 나를 두고
2. 꽃잎
3. 하얀 천사의 노래
4. 푸른 하늘 아래로
5. 기다림
6. 얼굴
7. 하얀 나비
8. 눈동자
9. 달맞이 꽃
10. 새벽길

김정호 3집 김정호 Vol.3(인생) (1980.03.15)

1. 인생
2. 사랑이야기
3. 정 때문에
4. 그날
5. 빗속을 둘이서
6. 등대
7. 별리
8. 밤바다
9. 지난 겨울엔
10 .고향

김정호 4집 김정호 Vol.4(달님/세월 그것은 바람) (1981.10.15)

1. 달님
2. 기도
3. 끝이 없는 강
4. 나그네
5. 오늘따라 문득
6. 세월 그것은 바람
7. 어느날 갑자기
8. 사랑가
9. 날이 갈수록
10. 한세상에 태어나

김정호 5집 Life (1983.11.24.)

1. 고독한 여자의 미소는 슬퍼
2. 님
3. 지난 겨울엔
4. 세월 그것은 바람
5. 아무도 없는 거리
6. 그 사람 무정한 사람
7.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8. 보고싶은 마음
9. 한 세상에 태어나
10.정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