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니걸스는 일란성 쌍둥이 고정숙(高正淑)과 고재숙(高再淑) 자매로 이루어진 여성 듀오로 1970년대 펄씨스터즈와 더불어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자매 듀엣이다. 누가 언니이고 동생인지 구분 못할 정도의 쌍둥이였던 이들은 태어날때부터 귀엽고 동그란 눈이 토끼 같다고 해서 바니걸스라는 팀명을 얻게 되었다. 이들 자매는 너무나 닮은 외모로 국악예고 입학 시험때 두 장씩 사진을 냈더니 두 장만 받고 두 장은 필요 없다고 되돌려주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이다. 바니걸스는 뛰어난 가창력과 예쁘고 귀여운 외모뿐만 아니라 노래에 댄스를 곁들어 활발하고 경쾌한 분위기로 남성팬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팀이었다.. 그리고 핫팬츠, 원색 타이즈와 미니스커트 등의 패션등을 선도하는 아티스트로 화제가 되었으며 70년대 최고의 대중적인 스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바니걸즈는 1955년 5월 23일 10분차이로 부산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부터 천부적인 목소리와 재주로 넘치는 끼를 가지고 있던 자매를 위해 이들이 16세 때인 1970년 어머니가 록의 대부인 신중현을 찾아가 곡을 부탁했다고 한다. 겨우겨우 어렵게 곡을 받아 취입을 하게 되는데 당시 신인이 독집을 발매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독집이 아닌 컴필레이션 앨범에 노래 2곡을 수록하였다.
당시 신중현은 여러 신인가수들을 키우고 있었는데 신중현의 곡으로 만든 신인가수들의 노래만을 모은 컴필레이션의 앨범이었다. 이 앨범은 이른바 『신중현 SONUD』 시리즈의 첫 번째 앨범인데 앨범 부제로 『반주 신중현과 그의 CAMBO BAND』라는 부제가 붙은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표하였다. 앨범에는 민아, 주현 등과 함께 바니걸즈가 부른 ‘하필이면 그 사람’과 ‘우주여행’ 두 곡 이 수록되었다. 그 중 ‘하필이면 그 사람’이 이들의 데뷔곡으로 신중현 특유의 사이델릭한 사운드를 들려주면서 인기를 얻은 곡이며 『신중현 SONUD』2집에도 재수록 되었다. 또 다른 곡 ‘우주여행’은 두 명의 멤버가 여러번 번갈아 가며 에코효과 내었는데 당시 녹음 기술의 한계상 에코 효과를 직접 부르는 방식으로 녹음하여 우주의 느낌을 주고자 한 독특한 곡이었다. 2011년에 미미시스터스가 이 곡을 다시 리메이크하여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1971년 <사랑한다 말해주오 / 소라의 꿈> 을 타이틀로 내세운 김추자, 원세희와의 옴니버스앨범 『바니걸스 최신가요 앨범』을 발매하였다. 또한 첫 리사이틀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던 바니걸스는 1972년 첫번째 정규앨범 『검은 장미 / 엄마의 노래』를 발표하였다. 이 앨범에 수록된 ‘파도’가 대중적으로 크게 히트하였고 ‘노을’을 비롯하여, ‘보고 싶지도 않은가봐’, ‘약속을 잊으셨나요’등의 수록곡들을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폭팔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정규 1집 앨범의 수록곡 중 ‘검은장미’는 이탈리아 깐소네 가수인 Gigliola Cinquetti (질리올라 친케티)의 ‘La Rosa Nera’가 원곡이며 이 곡은 1969년 산레모가요제 출전곡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던 곡이다. ‘그리운 시절’ 역시 Gigliola Cinquetti (질리올라 친케티)의 ‘Gira l'amore (Caro bebè)’가 원곡이다. Gigliola Cinquetti (질리올라 친케티)는 1964년 유로비젼 송 콘테스트에 ‘Non Ho L'eta(노노레타)’란 곡으로 수상하였으며 같은 해 산레모 가요제에서도 같은 곡으로 대상을 수상하였던 이탈리아의 국민가수이다.
1973년 2월 발매한 두번째 앨범 『보고싶지도 않은가봐/ 말해 버렸네』는 전작에 수록되었던 곡을 절반이나 재 수록한 앨범으로 당시에는 이렇게 앨범을 발매하는 일이 흔했다. 같은 해 12월 발매한 3집 『옛날이야기/ 개구리 노총각]에서는 ‘개구리 노총각’이 크게 히트하였다. 이 앨범에서는 4곡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을 번안 가요로 수록하였다.
바니걸스는 매년 발매하는 앨범 마다 히트곡을 양산해 내었는데 1974년 발표한 4집 앨범 『그 사람 데려다주오/ 임』 부터는 트로트로 음악 방향을 전환하였으며 작곡가 김영광의 곡인 트로트곡 ‘그 사람 데려다주오’가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앨범부터 본격적인 트로트로의 전환을 시도하였다.
1973년~74년은 이들의 최고의 전성기로 73년 TBC 7대가수상에 이어 74년 MBC 10대가수상, KBS 가요대상 중창단 부문 등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크게 인기를 모았다. 깜직한 외모와 부산사투리가 섞인 뛰어난 언변으로 방송에서 종횡무진 활약하였다. 1974년 당시에는 박정희 군부 독재 정권의 외래어 사용 금지 명령과 국어 순화 운동에 의하여 한때 토끼소녀로 바꿔서 활동하기도 하였다.
1975년 발표한 5집 앨범 『허락해 주세요/ 미워졌네』에서도 역시 트로트곡인 ‘허락해주세요’, ‘미워졌네’ 등이 인기를 얻었다. 1975년 11월 1일 발표한 앨범 『돌아올 수 있다면 / 사랑이란 무엇일까』에서는 '돌아올 수 있다면'이 히트했으며, 11월 2일 하루 차이로 발매한 번안가요 앨범인 『바니걸즈 팝송 하이라이트』 두 번째 앨범에서는 미국의 락그룹 CCR의 히트곡인 ’Lodi’를 번안한 ‘고향생각’과 ‘여름날의 바닷가’가 인기를 얻었다.
1977년 2월에는 지구레코드사로 옮겨서 발표한 두 번째 앨범으로 『최신히트선집 Vol.2 (김포공항/망서린걸까)』 앨범을 발표하는데 이 음반에서 ‘김포공항’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들의 대표적인 히트곡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해 4월에 발표한 『지구전속기념 VOL.1》앨범에서 ‘그냥 갈수 없잖아’가 큰 인기를 모아, 일본의 빅터레코드로부터 초청을 받아 일본에서도 활동하였다. 이듬해인 1978년 4월에는 서울 대한극장에서 닷새 간 리사이틀을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바니걸스가 발매하는 음반에는 당시 다른 가수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외국 곡을 번안한 노래가 많이 수록되었는데 이 번안곡들도 꽤나 많은 인기를 끌었다. 1979년 『YMCA(젊음)/<Sorry I Am A Lady(빨간장미)』를 수록한 컴필레이션 음반이 발매되었는데 이 음반에는 바니걸스가 부른 ‘YMCA’가 타이틀곡으로 수록되었지만 조경수의 ‘YMCA’가 더 크게 히트하는 바람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그바람에 이 앨범에서 바니걸즈는 또다른 타이틀곡인 ‘Sorry I Am A Lady (빨간장미)’로 인기를 끌었다. 이 곡의 원곡은 1977년 발표된 여성듀오 바카라(Baccara)의 ‘Sorry I Am A Lady’이다. 바니걸즈는 비슷한 시기 바카라의 ‘Yes Sir, I Can Boogie’의 번안곡도 불러 히트한 바 있다. 이 앨범은 모델 출신 가수 루비나와 “한국의 카렌 카펜터”로 불리던 이성애의 곡을 함께 담은 옴니버스 음반이지만 수록곡은 모두 번안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80년대 들어서면서 이들은 컴필레이션 음반 및 외국 번안가요 등을 번안한 앨범들, 옛 가요를 리메이크한 음반들이 종종 발표되기는 했지만 1980년과 1982년에 발표되었던 정규 독집음반들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하고 침체되기 시작했다.

트로트의 인기가 떨어지며 시대적으로 달라진 가요계의 변화에 대중들의 시선은 조용필과 같은 스타의 등장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1989년과 1990년에도 정규 앨범을 발표했지만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채 이제는 잊혀진 가수로 남게 되었고 1990년 마지막 음반을 내고 해체하고 말았다.
2016년 자매 중 언니인 고정숙씨가 지병인 암으로 영면에 들어갔으며 2017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 수상하였다. 동생인 고재숙씨의 딸인 전소미는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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