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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한국의 대표 퓨전재즈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봄여름가을겨울은 1986년 여름, 한국 록 음악의 중흥기 시절에 결성되었는데 결성 초창기에 이미 솔로로 2개의 앨범을 낸 김현식이 김종진, 전태관, 장기호에게 함께 음악을 하자고 제안을 했다. MT에 가서 밴드 이름을 고민하다가 결론이 나지 않자, 김종진이 김현신의 1집 앨범에 나온 곡 이름인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어떠냐고 제안을 했고, 김현식이 동의하며 정해졌다. 원래 봄여름가을겨울 팀의 음반을 제작하려는 의도로 음반을 만들었으나, 이 앨범이 김현식 3집으로 발매가 되었고, 음반 뒷면에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 이라고 소개가 된다.

 

이렇게 초창기에는 김현식의 백업 밴드처럼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김종진 (기타, 보컬), 전태관 (드럼, 퍼커션)에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출신의 천재 싱어송라이터 유재하 (키보드), 그리고 훗날 '빛과 소금'으로 유명해지는 장기호 (베이스)로 시작했다. 멤버 면면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그 당시 상당히 앞서나가는 사운드를 만드는 데에 집중했다. 록 음악, 블루스, 재즈를 기반으로 하여 여러 장르를 아우르며 세련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전태관과 초등학교 동창인 유재하가 솔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팀을 떠났고  유재하의 빈자리를 장기호와 초등학교 동창이면서 같은 해군홍보단 출신이었던 박성식(키보드)이 메웠다. 이 멤버로 김현식의 3집인 '김현식 III' 앨범이 나왔다. 하지만 얼마 안 가 김현식의 마약 사건이 터지면서 자연스레 팀은 와해되었고 장기호와 박성식은 사랑과 평화로 떠나갔다. 이 두 명은 결국 듀엣으로 '빛과 소금'을 결성하였다. 

 

https://youtu.be/5fgKaHetRcw?list=RD5fgKaHetRcw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결국 1988년에 김종진과 전태관의 2인조 밴드로 재편하여 1집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발매했다. 1990년대 퓨전 재즈 열풍의 시발점이 된 음반으로 수록곡 10곡 모두 김종진이 작사, 작곡, 편곡했다. 수록곡은 밴드 이름처럼 4계절 콘셉트로 구성했으며 이 중 3곡이 연주곡으로 국내 가수 최초로 연주곡이 타이틀곡이 되어 화제가 됐고,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가 크게 히트했으며, '내가 걷는 길', 연주곡인 '거리의 악사'등이 히트했다. 

이 음반이 발표된 1988년의 가요계는 발라드와 댄스가 주류였지만, 봄여름가을겨울 1집은 당시로서는 흔치 않던 퓨전 재즈를 담았다. 특히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 '거리의 악사', '12월 31일' 등 3곡의 연주곡을 수록한 것은 당시 음반 시장에서는 모험에 가까웠다. 
봄여름가을겨울은 방송 출연보다 공연과 음반 판매를 위주로 활동했다. 이들의 첫 음반은 1990년대 초반 가요계에 퓨전 재즈 열풍을 불러왔다. 이들의 연주곡 '거리의 악사'가 히트하면서 퓨전 재즈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점차 커졌기 때문이다.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

 

1집 후면 4번 트랙 '보고 싶은 친구'는 요절 가수 유재하를 위해 김종진이 바친 헌사곡이다. 유작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로 사후에 유명해진 유재하는 전태관, 서도호와 유치원 때부터 알던 친구였으며, 1983년 정원영의 소개로 만나 김종진, 박성식, 장기호와도 인연을 맺었다. 
유재하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설치미술가로 성장한 서도호는 어린 시절 전태관에게 타이거 마스크를 똑같이 그려주던 유별난 친구였다. 봄여름가을겨울 1집의 노란색 바탕 재킷 디자인은 서도호의 작품이다. 음반 재킷에 가수의 얼굴 사진을 크게 넣는 당시 관행에서 벗어난 세련된 디자인은 주목을 받았다. 

 

어떤이의 꿈

 

이듬해인 1989년에 발매한 2집 <봄. 여름. 가을. 겨울 2 -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은 봄여름가을겨울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앨범이었다. 이 밴드의 대표곡인 '어떤이의 꿈'은 그해 가요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르고, 광고 배경음악으로 쓰일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언더그라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내품에 안기어'와 '열일곱 그리고 스물넷'도 인기를 얻었다.  

타이틀곡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은 긴 제목의 연주곡인데,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이 곡은 두 사람이 일본 재즈 밴드 카시오페아와 티스퀘어의 음악을 지향하며 완성했다. 

또 다른 연주곡 '그대 별이 지는 밤으로', '못다한 내마음을…'은 앨범의 중‧후반부에서 그들만의 감성을 제대로 전했다. 당시 대중에게는 생소했던 퓨전 재즈를 감성적으로 접근해 친숙하게 만든 기획은 흥행으로 이어졌다. 사랑 노래인 '내 품에 안기어'와 '사랑해 오직 그대만' 2곡은 1980년대 대중음악이 왜 아직까지 3040세대에게 사랑받는지 보여준다. 또한 '봄여름가을겨울'은 김현식의 원곡을 좀 더 리드미컬하게 편곡해 호평을 받았다. 

 

 

열일곱 그리고 스물넷

 

이 앨범은 의도적으로 배치한 각 트랙의 소박한 제목에 담긴 감성이 독특하다. 첫 곡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은 앨범에 수록한 노래로 선명한 기운을 전하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마지막 곡 '못다한 내마음을…'은 이번 앨범에서 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다음 앨범에서 다시 보여주겠다는 다짐이다. 1980년대 끝자락에 발표된 이 앨범은 1980년대와 1990년대의 록 음악에 있어 중요한 작품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을 제외한 모든 수록곡을 기타와 보컬을 맡은 김종진이 작사 작곡했다. 

김종진과 전태관은 작곡가이자 연주자인 뮤지션으로서의 책임감을 2집 앨범으로 뚜렷이 보여줬다. 작곡과 연주의 완벽함 속에서 모든 노래는 한 편의 시처럼 흐르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호흡을 전 곡에 걸쳐 진지하게 표현했다. 

1집보다 사운드가 한층 더 나아진 데는 송홍섭의 기여가 컸다. 그는 1집에 이어 앨범 전곡의 어레인지와 기획을 맡았다. 그의 영향은 한국형 하이브리드 음악의 효시 격으로 손꼽히는 히트곡 <어떤 이의 꿈>에 잘 드러난다. 귀에 쏙 박히는 멜로디, 기타‧드럼‧베이스가 어우러진 흥겨운 펑키 리듬, 록과 재즈가 뒤섞인 깔끔한 사운드는 친숙함을 더했다.
대중적인 밴드로 성공하면서 1991년 유명 캐쥬얼 신발 브랜드인 랜드로바의 CF 모델로 출연하며 김종진이 직접 작사/작곡한 CM송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다.  

 

 

Superstition

 

1991년 2월 발매된 라이브앨범 <봄여름가을겨울 Live>은 이들의 첫 라이브 앨범이다. 당시 라이브 음반을 발매한 사례는 적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 앨범이다. 이 앨범은 이후 이어지는 라이브 앨범 붐을 이끌었다. 앨범의 대부분의 수록곡은 63빌딩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공연 실황 음원이다. 발매 당시 2장짜리 LP로 나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이 앨범의 상업적 성공은 이후 이승철, 이승환, 이문세 등으로 이어지는 1990년대의 라이브 앨범 발매에 촉매가 됐다. 같은 동아기획을 통해 이미 들국화가 라이브 앨범을 1장 발표했지만, 이는 스튜디오에 관객을 모아놓고 녹음한 일종의 편법 라이브였다. 그에 비해 <봄여름가을겨울 Live>는 공연장의 열기를 그대로 옮긴 정식 실황 음반이다.
앨범에는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신곡 2곡과,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Superstition', 김현식의 '떠나가버렸네'를 커버한 곡도 함께 수록했다. 

'떠나가버렸네'는 원래 봄여름가을겨울이 독립하기 전 연주를 맡았던 1986년 김현식의 3집에 먼저 발표한 곡으로, 봄여름가을겨울의 정규 앨범에는 수록하지 않았다. 또한 기존에 발표했던 14곡 중에는 연주곡도 5곡이나 있어 비중이 크다. '어떤이의 꿈'에서는 밴드 멤버 소개 후 “종진이는 꿈을 간직하고 살고, 태관이는 남의 꿈을 뺏고 살며…”로 익살스럽게 가사를 바꿔 부르는 등 스튜디오 음반과 또 다른 매력을 살렸다.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미국에서 앨범 전 과정을 제작하여 발매한 1992년 3집 <농담, 거짓말 그리고 진실> 앨범의 타이틀곡인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와 강렬한 록 넘버 '아웃사이더' 역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3집은 사진가 김중만이 앨범재킷 작업을 도와줬다. 그런데 이때를 기점으로 봄여름가을겨울은 대중적인 사운드 대신 실험적인 음악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연주곡으로 시작하는 이 앨범은 전반적으로 풍부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녹음의 완성도가 돋보인다. 이 음반에는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이정선의 '외로운 사람들'을 리메이크해 실었다. 음반의 발매 후 KBS TV <쇼 토요 대행진>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의 1시간짜리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송했다. 이는 그만큼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이 음악적으로나 대중적으로 가장 왕성했던 전성기였음을 보여준다. 수록곡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가 히트하면서 이 앨범은 일간스포츠에서 주최한 1992년 제7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골든디스크상을 수상했다. 

 

 

페르시아의 왕자

 

봄여름가을겨울은 4집 <I Photograph to Remember>은 3집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제작했지만, 뚜렷한 히트곡을 내지 못해 흥행에는 실패했다.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감행한 실험적인 음반이었기에 멤버 전태관은 자신들의 최고작으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뚜렷한 히트곡을 내지 못해 흥행에는 실패했다. 
음반은 전체적으로 브라스 파트를 십분 활용한 펑키 사운드가 중심을 이뤘다. 전작들에서는 듣기 어려웠던 변박 진행 등 밴드로서 또 한 번의 새로운 실험을 시도했다.  

봄여름가을겨울 4집은 그동안 깔끔한 사운드를 추구했던 이들이 거친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한 앨범이다. 이 앨범은 '말없는 인사', '기억을 위한 사진들', 레게 리듬의 '이성의 동물, 감정의 동물', CD에만 수록한 람바다 리듬의 '페르시아 왕자' 등 연주곡 비중이 높다. '노래여 퍼져라'는 1978년 사랑과 평화가 발표한 첫 독집 수록곡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전도서'의 원곡은 스티비 원더의 <Stevie Wonder's Journey Through “The Secret Life of Plants”>(1979)에 담은 'Ecclesiastes'이다. 이는 지난 라이브 앨범에 선보인 'Superstition' 이후 두 번째 스티비 원더 커버곡이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이 음반을 발표한 후 환경 보전을 위한 공연 「내일은 늦으리」와 음반에 참여했다. 한상원, 한충완, 정원영, 송홍섭과 함께 소위 ‘슈퍼 그룹’ 밴드로도 활동했다. 

김종진은 한 인터뷰에서 슈퍼 그룹 밴드가 오래 가지 못했던 이유로 “개성이 강한 뮤지션이었던 탓에 개개인들이 너무 힘을 실었던 것”을 들었다. CD 수록곡 중 '페르시아 왕자'와 '디밥'은 LP에서는 누락됐다. 이 음반은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음악적 면에서는 밴드 봄겨울가을겨울이 가장 혁신적인 성과를 올린 앨범이었다. 

 

 

미인

 

1995년 발표한 봄여름가을겨울 정규 5집<Mystery>은 수록곡 가운데 신중현의 대표곡을 리메이크한 '미인'이 히트하면서 비교적 사랑받은 음반이다. 1993년 발표한 정규 4집이 상업적으로 실패하면서, 대중적이면서 초기의 따스함으로 거슬러 오르게 된 음반이다. 
이들은 정규 5집에 대해 “노련미와 완성도는 있지만 (음악적으로는) 흔들린 음반”이라고 자평했다. 5집 제작과 녹음은 로리 영(Rory Young)의 도움으로 일부는 국내에서 진행했고, 어쿠스틱 베이스, 색소폰, 혼 섹션 등의 녹음은 뉴욕의 애크미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미를 담은 모스 부호 신호에 이어, DJ 김기덕과 김현철의 멘트로 시작하는 이 음반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장점과 스타일이 잘 드러난다. 이들은 재즈와 블루스, 록 등을 추구하면서도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대중적인 멜로디를 자연스레 녹여냈다. 

정규 5집의 수록곡 대부분은 김종진이 직접 썼지만 타이틀곡 '미인'은 신중현의 곡이고, '나만의 그대'와 '새벽 2시 5분'은 한상원의 곡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은 한상원에 대해 “그의 소리, 플레이 등을 제대로 알아주는 사람이 드물다. 그는 버클리에서도 스타였다. 그의 밑에서 활동하던 연주자들이 지금은 미국을 이끌어가는 차세대 뮤지션으로 평가받는다”며 극찬했다. 정원영의 곡 'Dream House'는 속칭 ‘옐로하우스’라 불리는 인천의 집창촌을 배경으로 한 노래였다. 타이틀곡 '미인'이 인기를 얻었지만 015B, 신효범 등이 부른 '슬픈 인연' 등의 리메이크 곡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새벽 2시 5분

 

앨범은 전작에 비해 훨씬 리드미컬하며 라이브의 질감이 느껴지고 있으며 '조금씩 조금씩', '새벽 2시 5분'을 비롯한 보컬 곡들은 매끄러운 멜로디로 대중이 쉽게 공감하고 따라 부를 수 있었다. 여기에 당시 국내 최고 수준 연주자들의 안정적인 연주를 더해 완성도 높은 음반이 나왔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이 음반에서 대중성과 연주력을 자연스럽게 결합시켰다. 

5집을 발표한 봄여름가을겨울은 4월 1일과 5일 서울 잠실체조경기장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서울 대학로의 라이브 극장에서도 공연을 펼쳤으며, 온라인 팬클럽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음반은 그들이 히트곡의 힘만으로 인기를 끄는 밴드가 아니라, 음악적 지향점이 분명하고 음반 제작의 전 과정을 완벽하게 조율할 만큼 실력 있는 밴드라는 것을 잘 보여줬다. 그럼에도 초기 음반만큼 히트하지는 못했다. 

1996년 8월 결성 10주년을 기념해서 나온 6집 <Banana Shake>는 CD 케이스를 깡통 형태로 만들어 발매했다. 신해철, 이현도, 이주노, 이소라 등이 참여했지만 이 앨범의 대표곡인 '바나나 쉐이크'가 선정성 이유로 방송금지 처분을 받았다. 참고로 이 앨범은 영화필름 롤케이스를 딴 것처럼 CD에 영상, 즉 뮤직비디오가 들어가 있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시도를 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앨범은 국내 최초로 Enhanced CD로 출시된 작품으로, CD를 컴퓨터에 넣으면 멀티미디어 요소가 재생되는 방식이 특징이다. 단 이전 앨범들과 달리 연주곡은 단 한 곡뿐이고 나머지 대부분의 트랙들도 국내 뮤지션에 의해 만들어졌다. 녹음 역시 한국에서 했고 마스터링만 뉴욕에서 록시 영과 함께 마무리했을 정도다. 

 

 

Banana Shake

 

음악적으로도 록 쪽에 많이 기울어 있었고 스테레오 효과가 재미있는 'Yag(거짓말 하는 아저씨의 거북이)'를 필두로 고질적인 미국 숭배 사상에 일침을 놓는 '바나나 쉐이크', 냉소적인 록 트랙 '이기적이야' 등이 사랑 받았다. '16살의 유서'는 가사가 문제가 되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댄스 음악과의 힘 겨루기에서 정서적인 낙담을 경험한 이들의 여섯 번째 음반은 음악적인 면뿐만 아니라 메시지의 측면에서도 완전한 록음악으로의 투신 이였다. 지난 앨범까지 보였던 퓨전의 냄새가 전혀 보이지 않는 이 앨범은 미국화에 대한 열렬한 동경을 품고 있는 한국인을 조롱한 'Banana Shake'으로 그 화두를 시작하고 있으며 현대인들의 자기 중심적 사랑을 꼬집은 '이기적이야', 냉소적인 어법으로 젠체하는 이들을 무시하는 'X라고 부르지마', 누가 구원받을 자격이 있다 할 것인가라는 한 마디로 세상의 희망 없는 종말을 노래한 '1999년 7월', 짧은 생을 마감하는 사춘기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한 강력한 부정을 블루스 한마당으로 풀어헤친, 모든 무관심, 꿈도 없고 시기와 질투, 부정과 폭력/어쩌면 이런 곳에서 살고 있나라는 가사가화학적으로 농축되어 있는 '16살의 유서' 등 시종일관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불신을 담고 있다.  
전작에 이어 연주곡이 아닌 말로 시작한 이 앨범은 'X라고 부르지마'는 신해철이 게스트 보컬로참여하고 있으며 '1999년 7월'에는 이주노가 나레이션을 맡아 세기말의 허무적인 음성을 잘 소화하고 있고 이외에도 이소라, 이현도가 보컬에, 김세황, 이정식 등이 세션에 참여해 주고 있다.그러나 '돌아보지마'를 듣고 있으면 모진 꿈 하나 품고 쉬지 않고 달려온 이들에게서 때로는 길에 주저앉아 쉬고싶은 피곤함이느껴진다. 이 앨범은  케이스를 양철로 된 원형으로 한정판이 만들어졌다. 

이후 베스트 앨범과 공연 중심으로 활동을 했다. 그 중 1999년 12월 31일 자정 공연 실황을 담은 <봄여름가을겨울 生生 LIVE! Happy New Millenium>이 2,000장 한정판으로 발매되어 공연에 참석한 관객들에게 한하여 배송되었다.  

 

 

Bravo, My Life!

 

2002년 발매된 7집 앨범 <Bravo, My Life!>가 대박을 쳤다. 특히 동명 타이틀곡인 'Bravo, My Life!' 는 40대에 접어든 김종진-전태관의 심정이 그대로 녹아들어간, 중장년층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로 큰 공감을 얻었고, 그간의 침체기를 벗어날 수가 있었다. 자신의 인생을 3인칭화한 가사가 특징. 그러나 대중적 인기와는 별개로 한국에서 보기 드문 오버그라운드 퓨전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봄여름가을겨울의 정체성은 이 시기에 크게 퇴색되어 아쉬워하는 팬들도 많았다. 

6년 만에 발표한 정규앨범 7집으로, 수록곡 19곡 모두 매우 대중적이면서도 깊이가 느껴지는 처연한 악곡과 듣는 이의 혼을 흔드는 메세지 위에 담담한 연주로 채색된 가요사의 명앨범이다. 
특히 타이틀곡 ‘Brovo, My Life!’는 음반이 발표된 2002년부터 연속 2년간 라디오에서 가장 Air play가 많이 되었던 곡으로 기록된 것은 물론, 이후 영화 드라마 광고 각종 스포츠 경기에 끊임없이 사랑 받으면서 전국민에게 긍정의 메세지를 주는 응원가와 국민가요로 등극,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을 현재진행형 국민가수의 반열에 올린 곡이다.
피지컬 CD에는 사진가 김중만이 헝가리에서 함께 생활하며 찍은 사진이 수록되었고, CD에 적힌 각기 다른 시리얼넘버를 넣어야 입장이 가능한 홈페이지에서 음반 제작 사진과 보너스 트랙을 감상할 수 있었다. 타이틀곡인 'Bravo, My Life!'는 2017년 KBS 드라마 김과장의 OST로 사용되면서 다시 인기를 끌었다. 

7집 이후에는 주로 연주곡 중심의 앨범 발매와 공연 위주로 활동을 했다. 2004년 11월 Club Cosmo에서 있었던 와인 콘서트 실황을 담은 라이브 앨범 <I am SSaW Dizzy>를 발매했다. 이 앨범으로 Wine & Music Series가 시작되며, 지금껏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과는 달리 3인조 Rock Style을 느낄 수 있다. 2005년 11월 Club Agua에서 있었던 와인 콘서트 실황을 담은 Wine & Music Series의 2번째 라이브 앨범 <Oh, Happy Day!>를 발매했는데, 이 앨범은 Latin & Raggae 풍으로 편곡한 봄여름가을겨울의 곡들을 들을 수 있다. 2006년 11월에는 Casa del Vino에서 있었던 공연을 담은 Wine & Musie Series의 3번째 앨범인 <Feel SSaw Good>가 발매되었으며 Urban Jazz풍으로 편곡한 봄여름가을겨울의 곡들을 들을 수 있다.  

2008년에는 3년에 걸쳐 저작권 소송을 벌였는데, 봄여름가을겨울의 모든 음반과 온라인 및 오프라인 판권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사랑은

 

2008년 9월에 20주년 기념앨범인 8집 <아름답다, 아름다워!>를 발매했다. 8집은 20주년 기념앨범으로, 1집의 노스탤지어를 느끼게하는 컨셉앨범이다. 클래식과 월드뮤직류를 관통하는 작법과 오디오파일급의 사운드 구현으로 발매즉시 웰메이드 양식의 상징으로 평가받아, 끊임없이 변화하며 깊이와 넓이를 아우르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성향을 입증한 명작이다.

앨범은 김종진 전태관이 나이 마흔을훨씬 넘긴 중견임을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솔직히 드러내 그들이 정말로 끌리는 '복고' 사운드에 중심을 두면서 원하던 미학이 창출되었다. 사운드에서 단연 압도하는 것은 그룹 '11월'의 리더인 김효국의 오르간이다. 이 오르간은 앨범이 풍요로운 맛을 주는 동시에 기타 베이스 드럼과 어울림을 빚어내면서 듀엣 플레이가 아닌 '밴드 워크' 작품으로 빚어지게 된 1차적 요소로 작용한다. '사랑은...', '인생 뭐 있어?', '슬퍼도 울지 않을 거야', '그대는 나의 평화' 등 앨범의 빼어난 곡들은김종진의 아날로그 감수성을 돕는 오르간에 힘입어 빈티지 팝의 면모마저 과시한다.  
관록과 관조의 노랫말로 구성된 '사랑은...'은 보컬그룹 '스윗 소로우'의 보조 보컬과 코러스를 활용해 김종진의 보컬을 두텁게 감싸주면서 완성도를 쾌척하고 있다.타이틀곡 '슬퍼도 울지 않을 거야'도 증명하듯 스윗 소로우는 신보의 또 다른 일등공신이다.  

 

 

자두빛 와인과 그녀의 웃음

 

 

'자두빛 와인과 그녀의 웃음'(봄)을 비롯한 사계의 라틴 풍 인스트루멘탈곡이 전하는 어쿠스틱필도 그렇지만 아홉 번째 곡 '그대는 나의 평화'는 각 악기 소리들이 옹기종기 합쳐 주조해내는 세련된 하모니가 꽤나 부드럽고 아름답다. 인터뷰에서 본인들이 “주변에서 LP도 내라고 한다”고 밝혔듯 신보는 아날로그 사운드 퀄리티의 개가이기도 하다. 활동경력20년이라는 이력과도 잘 부합된다. 이런 사운드는 아날로그 문화를 오래 경험한 중견 아티스트의 몫이다.근래 나온 앨범 중에 제대로 된 옛날의 사운드와 만나 빈티지 팝을 일군 앨범이다. 과거 음악이전해주었던 따근함이 '사랑은...', '순이야', '그대는 나의 평화', '첫사랑'과 같은 곡을 통해 재현된다. 편안하게 누워 좋았던 저 옛날을 추억하며 감상할 수 있는 음악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은 해외 음악팬들을 염두에 둔 듯 영어, 중국어, 일본어의 설명과 사진가 김중만과 중국 북경 여행에서 찍은 사진이 수록되어있으며, 밴드명의 표기법에 한자를 병행했다. 

8집 이후 2012년부터 전태관이 신장암 판정을 받고 암투병 생활에 들어갔다. 그는 2014년 11월 27일에는 2004년부터 매년 보졸레 누보의 세계 동시 출시 시점에 맞춰 서울의 와인 바에서 열어온 와인 콘서트 10주년 기념 무대에도 서지 못했다. 그런 전태관의 쾌유를 기원하기 위해 김종진은 2015년 3월 25일 스페인으로 출국, 한 달 남짓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걷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김종진의 기원에도 불구하고 전태관은 결국 2018년 12월 27일에 병마를 물리치지 못하고 향년 57세로 세상을 떠났다. 전태관 사후 김종진의 인스타그램 포스트에 따르면 2014년부터 전태관은 투병으로 드럼 스틱을 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봄여름가을겨울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전태관은 자신 없이도 봄여름가을겨울 활동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DAY BY DAY (feat. Jay Marie)

 

 

이후 김종진은 전태관의 말을 되새기며 2019년 1월 16일 ~ 2월 24일 소극장 콘서트에서 30주년 콘서트를 했다.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기념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이 고음질 음원 서비스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8년 김종진이 당시 투병 중이던 전태관을 위해 후배 뮤지션들과 함께 완성한 리메이크 시리즈 음원으로, 오혁, 윤도현, 10CM, 윤종신, 장기하, 데이식스, 어반자카파, 이루마, 배우 황정민 등이 제작에 참여했다. 

봄여름가을겨울X빛과소금의 음반 <봄여름가을겨울 Re:union with 빛과소금>에서 신곡 세 곡과 리메이크 두 곡을 더해 총 다섯 곡이 수록되었다. 동창회라는 뜻을 담은 <Re:union> 앨범은 세 사람이 33년 만에 스튜디오에서 만나 그들 곁을 떠난 뮤지션에 대한 그리움을 연주하고 노래한 과정과 이야기들이 담겼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처럼 위로의 손길이 느껴지는 따뜻한 앨범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밴드 초기에는 록을 기반으로 블루스와 재즈를 접목한 시도가 돋보이는 밴드였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전신 밴드인 '김현식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멤버들의 음악 성향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리하여 봄여름가을겨울은 1990년대 초반 2~3집에서 퓨전 재즈로 흥했다. 그러다 4~6집 시기를 거쳐 본격적으로 좀 더 다양한 음악과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했다. 록밴드이지만 한 스타일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셈이다. 

김종진의 기타가 한때 큰 화제가 되기도 하였는데 데이비드 레터맨 쇼의 백업 밴드 기타리스트로 유명한 미국의 재즈 펑크 기타리스트 하이럼 불록(Hiram Bullock)이 애지중지하던 기타로 하이럼 불록이 마약에 찌들어 있을 때 팔았는데 그걸 한상원이 우연히 알게 되어 김종진에게 알려주어 맨해튼에서 구입했다고 한다. 하이럼 블럭이 재기하려 할 때 매니저가 다시 찾으러 왔다고 하며, 당시 매니저가 '저거 (김종진이) 훔친 거다!'라는 식의 발언까지 하며 강경하게 나왔다고 한다. 김종진이 '좋은 기타는 연주되어야 한다. 이 기타도 주인에게 돌아가고 싶을 거다. 하이럼 불록이 마약을 정말 끊는다면 그냥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오랜 시간 심사숙고한 매니저는 기타를 포기하고 돌아갔다. 매니저마저도 불록이 마약을 끊고 재기할 가능성을 낮게 본 셈. 이후 하이럼 불록은 Cort에서 시그니처 기타를 만들어 활동했으며 2004년에 제1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일정으로 내한하며 김종진과 만남을 갖기도 하였다. 하이럼은 2007년 후두암 판정을 받았고, 다음 해인 2008년 세상을 떠나 앞으로는 영영 돌려 줄 수 없게 되었다. Fender Stratocaster 중 최고의 빈티지 명기로 손꼽히는 기타에 역시 Gibson 픽업 중 최고로 평가받는 오리지널 PAF 픽업에다, 천재 기타리스트 하이럼 불록의 이름값도 있으며, 김종진에게 넘어가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다른 기타를 사용하지 않고 단 하나의 모델로 수많은 곡에 연주를 했다는 프리미엄까지 겹쳐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일렉트릭 기타 중 하나가 되었다. 



1집 봄여름가을겨울 (1988년)
2집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 (1989년)
      봄여름가을겨울 Live (1991년)
3집 농담, 거짓말 그리고 진실 (1992년)
4집 I Photograph to Remember (1993년)
5집 Mystery (1995년)
6집 Banana Shake (1996년)
      봄여름가을겨울 生生 LIVE! Happy New Millenium (2000년) 
7집 Bravo, My Life! (2002년)
8집 아름답다, 아름다워! (2008년)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 (2018년)
      Re:union with 빛과 소금 (2019년)